*약함에 대하여 현대시 시간이었다. 김기택의 <다리저는사람>에서 굳건한 기둥과 연약한 나비를 대비하고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연약한 나비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힘에 대해 설명하시며 말씀하셨다. “강력함은 부드러움과 연결되어있다.” “모든 힘은 힘을 빼는 데서 시작한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교수님은, 류현진과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예로 드셨다. 뚱뚱한 류현진의 전성기 시절을 보라. 그 거구의 투구폼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월드시리즈MVP 야마모토의 트레이닝법을 아느냐. 그는 요가와 물구나무를 한다. 말하자면 강함은 긴장과 경직이 아니라, 이완과 유연에서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왜 그때 다름아닌 피클볼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프리테니스와 테니스를 해오며 매순간 공을 강하고 거칠게, 멀리 깊이 보내려고 애썼다. 공을 짧고 약하게 보내는 행위는 상대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행위와 다름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피클볼은 여태 견지해온 나의 신념과 습관과 체계를 무너뜨리는 엉뚱한 스포츠이다. 논발리존의 존재는 그것만으로, 길고 짧음,강함과 약함의 위계를 전복시키는 동시에 코트의 전통적인 사각형 모양을 비대칭적으로 변형하고 있다. 딩크와 드랍이라는 행위는 심장의 본능에 역행한다. 그래서 딩크와 드랍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하기 싫다. 그런데 하기 싫기 때문에 해야 한다. 못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