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에게 너는 항상 운동이 먼저였지. 알고 있어. 너가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엔 그것이 무척 건전하고 멋있어 보였어. 그런데 점차 알게 되었지. 너가 무언가에 꽂히면 많은 것들이 뒤로 밀려난다는 것을. 너의 언어로 운동은 해방의 순간이라 했어. 그때만은 너를 옥죄는 모든 걸로부터 자유로워진다 했지. 나는 그 말이 늘 이해가 되지 않았어.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지, 어떻게 그것들을 잠시나마 잊게 되는지 몰랐거든. 나는 너를 자주 기다렸어. 외로움과 쓸쓸함은 너가 없어서 생겨난 게 아니라 내가 남겨졌으니 생겨난 거더라. 그래, 나는 가끔 너의 운동화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었어. 결국 너에게 화를 벌컥 내버렸지. 너가 그렇게까지 당황할 줄은 몰랐는데 나도 적잖이 놀랐어. 너는 미안하다고 하며, 잘 몰랐다고 하며, 나를 꼭 안아주었지. 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운동을 하러 갔어. 사실 아직도 운동이 너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몰라. 그냥 너가 운동에서 돌아올 때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은 반들거리고 두 허벅지는 더 단단해져 있을 뿐. 어쩌면 너는 이렇게나마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 몰라. 너가 내 앞에, 있는 힘껏 살아있다고. 다녀와. 나는 이제 너의 해방을 더는 묻지 않을게.